詩 2012

우연히 만난 사람/배 중진

배중진 2012. 2. 10. 00:35

우연히 만난 사람/배 중진

 

어쩌다가 발걸음은 그쪽으로 향했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발산하는 앓는 소리

좁은 방안 남길 것도 없었고 후회도 없었으며

본전 생각으로 다시 도전하는 새벽녘

 

그 사이 그녀는 절체절명의 선택을 취했고

처음 보는 남자에게 그녀의 모든 것을 맡긴다

간단하고 덩치가 큰 가방이지만

감추고 싶은 것도 많고 험난한 생이었으리라

 

그녀의 마지막 서비스는 간절했고 처절했으며

촌놈의 순진함은 거친 숨결을 토해냈고

같은 배를 타기로 하곤 순정을 다 바쳤으며

목숨 걸고 도망쳐 이웃을 살피곤 남산을 빠져나간

 

그녀의 인생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녀가 원하는 삶을 후회치 않고 살았을까

그때 만나 살기로 한 홀아비는 눈을 감아주던가

가녀린 그녀를 평생 구박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2012.02.10 00:37

친구의 이야기를 약간 섞어서 지어보았답니다.

 

2012.02.10 01:12

민들레는 12/22/2011 한국에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yellowday2012.02.10 14:18 

소설같은 얘기로군요.
옛날에도 숨은 사랑얘기가 많이 있었지요.
저의 동네에도 우리집 머슴과 사랑한 동네 처녀가 있었지요. (ㅎㅎ)

 

녹현2012.02.12 09:16 

잘 살아가고 있을겁니다.
민들레가 그곳을 꽃인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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