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떨어지던 날/배중진 가을이 떨어지던 날/배중진 철모르는 수양버들은 갈갈이 늘어지고 철새들도 갈 곳을 잊고 주는 먹이에 연연하며 철들자 이별이라는 우리님들은 빙글빙글 철이 변하고 있으니 모든게 두서없네 이처럼 왔다 가는 것을 이토록 가슴을 찢어놓고 가는 것을 이렇게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이제서야 발.. 詩 2010 2011.03.06
11월의 마지막 아침/배중진 11월의 마지막 아침/배중진 마지막 가을아침 찬란한 모습으로 그동안 화려했던 단풍의 짓눌림을 마침내 털어내고서 보란듯이 비추네 마지막 달려있는 올해의 12월에는 그동안 하지못한 계획을 성사시켜 마침내 슬퍼하였던 지난날을 떨치세 詩 2010 2011.03.06
뺑이야 놀자/배중진 뺑이야 놀자/배중진 왜 뺑이라고 불렀는지 알 수는 없었다 남들이 부르는 대로 그냥 따라 불렀고 늦게까지도 입에 달고 다녔었으나 지금은 그렇게 불러서는 안되겠지 국민학교 3학년 우리 7-8명이 학교에서 돌아오던 날 3년 선배가 논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그의 이름이 산자로 끝나기에 장난을 잘하는.. 詩 2010 2011.03.06
샘/배중진 샘/배중진 몇살이던가 내 삶속에서 처음으로 기억이 나는 아이는 그것도 밝은 표정이 아니고 양지바른 곳에 쭈그리고 앉아 홀짝이고 있던 시절이 추수가 끝이나고 마당은 이엉으로 가득했으며 곳곳에 호이통가리 그러니까 우물을 파고 넣을 관들이 있었는데 뭐가 뒤틀렸는지 그곳으로 들어가 울다가.. 詩 2010 2011.03.06
오늘은 좋은 날/배중진 오늘은 좋은 날/배중진 아름다운 가을을 뿌리치고 날라온 겨울바람이 가슴이 시려 이웃을 매몰차게 때릴 것도 같았지만 달래주는 태양이 있기에 온기가 보였고 거센 세계를 헤쳐오던 삶도 해안으로 물밀 듯 몰아쳐 부숴버릴 것도 같았지만 막아주는 방파제가 있어 살랑거리네 혼자였다면 그리고 화.. 詩 2010 2011.03.06
갈매기의 꿈/배중진 갈매기의 꿈/배중진 석양을 구경하려고 썰렁하면서도 인적이 드문 바닷가를 찾았는데 갈매기들이 날라들었다 한 50마리 정도가 차를 둘러싼다 그리곤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 하더니 별 볼일이 없다 싶었는지 동시에 잽싸게 다 날라간다 그들의 꿈이 산산조각이 나서 미안한 마음 금할길이 없.. 詩 2010 2011.03.06
기러기/배중진 기러기/배중진 공원의 잔디밭을 점거하고 그들의 배설물을 쏟아 놓아 우리의 놀이터를 빼앗아 갔으며 밤이 늦도록 누구의 명령인지 풀을 열심히 뜯고 있었다 그들은 결코 멀리 날라가지 않건만 덩치에 맞게 언제나 먹고 있었으며 위험에 단체로 대처하는데 날라가는 속도와 소리는 그들의 일사불란.. 詩 2010 2011.03.06
갈매기는 바다에서 날라온다/배중진 갈매기는 바다에서 날라온다/배중진 아직 갈매기가 어떻게, 어디에서 잠을 자는지 또는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아침 일찍 바다 가까운 도시 상공으로 몇마리씩, 홀로 날라오는 모습이 눈에 띄곤 하지요 까마귀들은 단체로 행동하나 서로 개의치 않고 교차하면서 날라갑니다 까마.. 詩 2010 2011.03.06
산 넘어 마을/배중진 산 넘어 마을/배중진 어젯밤 고향마을 또다시 달려보며 그리움 되새기고 왔더니 가뿐했고 마음은 어렵지 않게 수 만리 길 가보네 현실은 허덕이며 하루가 여삼추요 바다를 건너가고 높은 산 넘어가면 쉽게도 도착하리라 여기건만 힘드네 이러다 세월가고 몸마져 성치않아 그리운 부모형제 친구들 못 .. 詩 2010 2011.03.06
눈이 살짝 오던 날/배중진 눈이 살짝 오던 날/배중진 눈을 창밖으로 돌려서야 눈이오고 있음을 펄쩍 뛰며 감지 했으며 바람 또한 강하게 불고 있는 아침 첫눈이라서 첫눈에 반했고 더 많이 내리길 더욱 갈망했으며 바람은 좀 잤으면 바람이고 온도도 온화했으면 했는데 모든 걸 반대 방향으로 몰고 간다 바람은 점점 거세졌으며.. 詩 2010 2011.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