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3

1월/배 중진

배중진 2023. 2. 1. 13:36

1월/배 중진

 

흰 눈이 떨어지자

베고니아도 떨어졌습니다

잠시 착각을 했는지 아니면 창밖의 세상이 그리웠는지

모든 꽃잎을 떨궜습니다

 

밤사이 잘 지냈는지

아침 인사 할 기회도 주지 않고

매정하게 메마른 잎으로 변해

넋을 잃게 했습니다

 

영원하리라 생각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단 며칠간만이라도 더 꿈의 대화를 나눴으면 했는데

2월이 오는 것도 보지 못하고

뭐가 성급했는지 저 멀리 구름 너머로 사라졌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아마도 일 년 후에나

가능하리라 생각하니

짧았던 시간이 매우 그립습니다

따스함과 포근함으로 모든 것을 녹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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