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3

이웃집 남자/배 중진

배중진 2023. 1. 21. 03:52

이웃집 남자/배 중진

 

출근하시는 이웃집 남자를 뵈었고

같은 Elevator를 이용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셨으나

아무런 부담이 없으신 모양이다

 

2008년 이후 잘 다니시던 은행에 문제가 생겨

구조조정을 하면서 잘리셨고

세쌍둥이의 아버지는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으셨다

 

샌님같이 예쁘장하고 작은 체구의 그리스계통인데

사모님은 아일랜드계 선생님이셨으나 은퇴하셨지만

큰 집을 버리고 이웃이 된 지 불과 2년 전

대학생인 두 딸과 아들은 집을 떠나 기숙사에 기거한다

 

대형 상점에서 허드렛일하심을 감추지 않으셨고

부인이 출퇴근을 돕는듯하더니 

근무 시간이 바뀌는 바람에 백인들이 잘 이용하지 않는 

버스를 집 앞에서 타시는데

 

하필 내려서 터덜터덜 노구를 이끌고 삶의 현장으로 마지못해 가는 곳이

전에 살던 집 앞인데 멋진 고급 주택을 보면서 

과연 그는 무슨 생각을 하시고 계실까

언제까지 시련을 극복할 수 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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