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3

눈발/배 중진

배중진 2023. 1. 18. 00:40

눈발/배 중진

 

전혀 생각지도 않았다

흰 눈이 우리 도시까지 오긴 했는데

왜 왔는지 자신을 찾지 못했고

우왕좌왕, 갈팡질팡한다

 

강풍이 얼마나 세게 몰아치는지

저 멀리 소나무는 요동을 치고 있었고

높은 곳에서 공사하는 현장에서는 그것도 모자라는지

Crane을 두 대나 까마득히 올려서 공사하고 있었다

 

뒤편에서는

해님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서로를 희롱하지 싶은 게

순식간에 간데온데도없이 흔적도 없다

 

창문 쪽으로 피어있는 베고니아는

처음 보는 눈보라를 보았는지 모르겠다

창문에 붙어있는 눈도 있었기에

아마도 어렴풋이 상대를 의식하지 않았을까

 

싱겁게 삭풍이 으르렁거린다

장난기가 동한 하늘에서 앞을 가리지 못할 정도의 눈발을 날려도 본다

결국 모든 것은 허장성세였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투로 파란 하늘이 짧은 날을 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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