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3

베고니아/배 중진

배중진 2023. 1. 12. 06:49

베고니아/배 중진

 

녹색 심장의

하얀 베고니아가

푸른 창밖으로 향하여

노란 작은 손을 흔들고 있었어요

 

그때까지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은

친구가 넘어져 무릎이 깨졌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시기상으로도 너무 일렀죠

작년보다

 

재작년에는 아예 피지도 않아

얼마나 섭섭했는지 몰라요

아무리 미물이라도 

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꽁꽁 언 가슴에

작은 꽃은 

태양 같은 희망이었어요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에서

 

고인이 된 친구의 무덤을 찾은 것이 새해였는데

보답하는 심정으로 찾아온 예쁜 꽃

같이 있다는 위로

주위가 외롭지 않다는 다정함을 느꼈다

 

*Begonia

1/11/2023

 

그렇게 피었다가 졌다고 생각하고 1월을 넘겼는데
2/24 중간에서 꽃잎이 떨어진 흔적이 보여 살폈더니
원망 어린 눈길을 보내는 아름다운 꽃이 있었을 줄이야.
불과 화분 하나뿐인 곳에서 무성한 잎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기에는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었고
그저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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