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3

새해 결심/배 중진

배중진 2023. 1. 8. 00:42

새해 결심/배 중진

 

옷은 옷이로되
몸이 불어 맞지를 않는구나
애를 쓰며 불룩한 배를 눌러도 보고
호흡을 멈추고 감추려 해도 소용없는 짓이구나

배불리 먹을 때는 좋았지
조금씩 불어나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으니
미련한 것인지

감각이 없던 것인지

 

조각가처럼 다듬어

조금씩만 깎아도 좋으련만

조족지혈인 양 너는 포복절도하고 나도 쓴웃음 지으니

조만간 큰 결단을 내려야겠다

 

이러다 제 명에 못 살겠다는 생각을 했고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은 좋은데 

무려 50장 이상의 양복바지를 넘겨야 하니

작심삼일이나 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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