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못 말리는 인간/배 중진

배중진 2018. 10. 1. 14:23

못 말리는 인간/배 중진


따스한 새 옷 갈아입을 즈음
살며시 다가와선
코를 킁킁 벌름거리며
히죽거리던 녀석들이


무성한 잎을 보곤
건강해서 좋다고
장단 맞추며
벌거벗고


낙엽이 되어 뒹구는 것을 보려고
남들은 가을 산으로 떠난다
이별의 서러움을 관망하면서
같이 뒹굴어야 제격이라며 좋아하는 인간


겨울엔
가리는 것이 없어 좋다고
헐떡거리며
첫발자국 내기를 좋아하던 놈팡이들이 또한 우리 인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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