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가을비/배 중진

배중진 2018. 9. 26. 04:57

가을비/배 중진


아침이 되었는데도

밖이 어두컴컴하여

하루의 시작이 매우 늦은 날인데


창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빗물이 새지 않나

두려움으로 천장을 뚫어지라 바라보고 살펴보고


이내 아늑함에 휩싸여

이불속으로 쏙 들어갔다가도

밖에서 일하는 사람의 처절한 모습이 떠올라 벌떡 일어났다


손은 감각이 마비될 정도로 시릴 테고

비에 흠뻑 젖어 몰골이 말이 아닌 상태에서도

중단할 수 없고 울어봐도 소용없는 처지라면


먹고 산다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리라

울어서 해결된다면 그건 어려움도 아니고

원하는 대로 비가 멈춘다면 못 이룰 것도 없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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