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배 중진
아침이 되었는데도
밖이 어두컴컴하여
하루의 시작이 매우 늦은 날인데
창문을 끊임없이 두드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빗물이 새지 않나
두려움으로 천장을 뚫어지라 바라보고 살펴보고
이내 아늑함에 휩싸여
이불속으로 쏙 들어갔다가도
밖에서 일하는 사람의 처절한 모습이 떠올라 벌떡 일어났다
손은 감각이 마비될 정도로 시릴 테고
비에 흠뻑 젖어 몰골이 말이 아닌 상태에서도
중단할 수 없고 울어봐도 소용없는 처지라면
먹고 산다는 것이 보통 일은 아니리라
울어서 해결된다면 그건 어려움도 아니고
원하는 대로 비가 멈춘다면 못 이룰 것도 없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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