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철렁 내려앉는 가슴/배 중진

배중진 2018. 6. 25. 05:34

철렁 내려앉는 가슴/배 중진


조용한 아침

쾅쾅쾅

옆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기겁을 하며

살짝 peephole을 열어젖히니

건장한 사람 세 명이

씩씩거리며

이웃집의 현관문을 부술 기세다


숨을 죽이고

무슨 말이 오가나 엿들었더니

새벽부터 세 살 먹은 아이가

마냥 뛰어다녔던 모양이고

눈이 부스스한 사람들은

잠 좀 자게 해달란다


가장 높은 층으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부부에게는

귀여운 사내아이가 따라왔는데

이렇게 화근이 될 줄이야

꿈엔들 알았을까


그동안 카펫을 더 깔고

방음장치를 설치했어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옆집은 괜찮은데

아래층에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모양


예민한 밑에 층의 부부에게 미안하고

천진난만한 아이의 젊은 부부는 방법이 없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제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으니

저 뜨거운 불협화음을 어찌 수습할꼬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눈치 보지 않고 무럭무럭 자랐으면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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