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렁 내려앉는 가슴/배 중진
조용한 아침
쾅쾅쾅
옆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기겁을 하며
살짝 peephole을 열어젖히니
건장한 사람 세 명이
씩씩거리며
이웃집의 현관문을 부술 기세다
숨을 죽이고
무슨 말이 오가나 엿들었더니
새벽부터 세 살 먹은 아이가
마냥 뛰어다녔던 모양이고
눈이 부스스한 사람들은
잠 좀 자게 해달란다
가장 높은 층으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부부에게는
귀여운 사내아이가 따라왔는데
이렇게 화근이 될 줄이야
꿈엔들 알았을까
그동안 카펫을 더 깔고
방음장치를 설치했어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옆집은 괜찮은데
아래층에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모양
예민한 밑에 층의 부부에게 미안하고
천진난만한 아이의 젊은 부부는 방법이 없고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제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으니
저 뜨거운 불협화음을 어찌 수습할꼬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눈치 보지 않고 무럭무럭 자랐으면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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