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거북이/배 중진

배중진 2018. 5. 18. 13:05

거북이/배 중진


땅만 기어 다니니 세상이 넓은지 좁은지 알 수가 없어

기회만 있으면 자꾸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은 알고 싶어

뚫린 곳이 있으면 끈질기게 나아가나


불행하게도 그곳은 자동차가 무섭게 질주하는 고속도로

무서운 줄도 몰라,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나

달리 도와줄 방법이 없고 하늘이 도와주었으면


위험에 처한 곳을 한참 지난 후까지도 궁금하다

살았을까 죽었을까

다른 방법은 없었던 것일까

무슨 이유로 꼭 그곳을 통과하여야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그곳에 머물며 꼼지락거릴까

여행을 떠나면서 우리의 앞길을 한치도 예측하지 못하듯

아마 거북이도 그런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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