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어머니날/배 중진

배중진 2018. 5. 14. 06:37

어머니날/배 중진


저 높은 곳에 계시는 어머니

어머니날이 또 돌아왔지만

마음으로만 그리워할 뿐

남들의 어머니를 부러워하는데


성당에 오신 어떤 백인 어머니는

동양에서 입양한 오누이를

옆에 앉혔지만

모습이 달라 국적마저 각각 다르지 싶고


티격태격은 하여도 따라와 준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데

남자아이는 몸도 마음도 같은 곳에 있는듯했지만

여자아이는 어딘가를 뚫어지게 노려보면서 눈도 깜빡거리지 않는데

정신은 딴 곳에 있고 마지못해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모양새다


조그만 것이 당차기도 하고

장래가 걱정되기도 하여

자주 힐끗거리느라

주교님의 말씀을 하나도 듣지 못했으니


건성으로 보낸 시간이 아깝고

남의 일에 신경 쓸 이유가 없으며

저 나이 적에 학교만 다녔지

종교에 관심이나 두었던가


어머니가 계신 분들은 축복이요

떠나보내신 분들도 뜻깊은 날을 맞이하여

추모하며 즐거웠던 날들을 기억했으면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는 것이 어머니도 자식이 그리우신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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