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날/배 중진
저 높은 곳에 계시는 어머니
어머니날이 또 돌아왔지만
마음으로만 그리워할 뿐
남들의 어머니를 부러워하는데
성당에 오신 어떤 백인 어머니는
동양에서 입양한 오누이를
옆에 앉혔지만
모습이 달라 국적마저 각각 다르지 싶고
티격태격은 하여도 따라와 준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데
남자아이는 몸도 마음도 같은 곳에 있는듯했지만
여자아이는 어딘가를 뚫어지게 노려보면서 눈도 깜빡거리지 않는데
정신은 딴 곳에 있고 마지못해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모양새다
조그만 것이 당차기도 하고
장래가 걱정되기도 하여
자주 힐끗거리느라
주교님의 말씀을 하나도 듣지 못했으니
건성으로 보낸 시간이 아깝고
남의 일에 신경 쓸 이유가 없으며
저 나이 적에 학교만 다녔지
종교에 관심이나 두었던가
어머니가 계신 분들은 축복이요
떠나보내신 분들도 뜻깊은 날을 맞이하여
추모하며 즐거웠던 날들을 기억했으면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는 것이 어머니도 자식이 그리우신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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