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

저 양반이/배 중진

배중진 2018. 5. 14. 07:20

저 양반이/배 중진


성스러운 어머니날에

대주교님께서 어머니 되시는 분들만 일어서시라고 하신 후

축복기도를 하시는데


평소에 귀가 어두워 큰소리를 툭툭 던지시는

자상하신 부제(deacon) 님이

부인 따라 같이 일어나신다


사모님께서 옆구리를 쿡 찔러도

눈치를 채지 못하고

폭소는 아니어도 눈총을 주는 신도님들


잠시 딴생각을 하셨었거나

으레 일어섰다 앉았다 하는 절차에 따랐겠지만

자동차 안이나 집에 가셔 한마디 듣게 생겼다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이시라

다들 이해는 하겠지만

망령이 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정도는 아니었고


오늘이 무슨 날인지

기억해주는 것만이라도 감사할 일이요

엉뚱한 행동이 세상을 지배하는 요즈음에 

별로 대수로운 실수는 절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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