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글을 쓴다는 것이/배 중진

배중진 2015. 4. 10. 22:38

글을 쓴다는 것이/배 중진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일까

시인은 제목을 정하고

나름대로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어렵게 몇 줄 작성하곤 며칠 보내면서

 

많은 궁리를 하고

이렇게 맞추고 저렇게도 맞추며

안간힘을 쓰느라

머리카락이 희어지다 못해 빠지기도 하는데

 

봄기운 있어

크로커스는 동토를 뚫고

창같이 뾰족한 잎으로 나오면서 눈치 보고

제자리걸음 하길 며칠

 

꽃을 피우긴 피웠는데

꽃잎을 펼치기엔 너무 추워

붓같이 끝을 모아 생각 중이며

향기로운 시로 거듭 태어나길 기원한다네

 

 

 

 

 

 

 

 

 

 

 

 

 

 

 

 

 

 

 

 

 

 

 

 

 

 

 

 

 

향기로운 시로 거듭 태어나길 심사숙고 중이라네
향기로운 시로 거듭 태어나길 기원한다네

 

박새님 댓글

햇빛은 감미롭고, 비는 상쾌하고
바람은 시원하며, 눈은 기분을 들뜨게 한다.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단지 다른종류의 좋은 날씨가 있을뿐이다.
<존 러스킨>

 

梨花(이화)에 월백하고 銀漢(은한)은 三更(삼경)인데
一枝春心(일지춘심)을 子規(자규)야 알랴마는
多情(다정)도 病(병)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이조년)
*********************************************
배꽃에 달이 환하게 비치고,은하수는 돌아서 자정을 알리는때에
배꽃 한가지에 어린 봄날의 정서를 자규가 알고서 저리 우는것일까마는
그것이 병인양 잠을 이루지 못하는구나.

 

黃遵守2015.04.18 00:45 

이런곳에서 귀한 글을 많이 배워보는것 같아요.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데... 라..

 

글을 많이 읽으면 말이 많을 수도 있는데 그곳에서 한 등급 더 올라가면
말보다는 미소로 그리고 언젠가는 위대한 소설가로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따돌림당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학생들도 있는데 우리가 클 때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답니다. 일본 말이
어렵고 이름 기억하기 힘들어 소설도 내용만 대충 기억하고 무협지 등
중국 소설에 더 흥미를 느꼈던 학생 시절이었지요.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에선 아기자기하게 등나무를 가꿔 등꽃의 아름다움을 찾아
즐기는 분들이 많은데 어찌 된 일인지 이곳에서는 만나기가 쉽지
않더군요. 뱀이 나올까 걱정도 하지만 등꽃 아래 겸허해지고 싶은
시인의 마음을 다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뉴욕은 모처럼 좋은
날인데 강풍이 불기 시작하네요. 즐거운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천사노래2015.04.11 23:03 

꽃들은 저마다의 빛갈을 자아내며 피어나고 있네요

건필 하십시요...건강하시고요...

 

yellowday2015.04.13 06:06 

언 땅을 뚫고도 꽃을 피워내니 매화처럼 대단하게 보이는 크로커스입니다.
정말 뉴욕의 봄이 더디 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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