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작품/배중진
은퇴하시고 틈틈히 모으셨던 글
읽으셨던 글들을 만년필로 정서하셔
6명의 자녀들 앞으로 한 부씩
책을 만들어 놓으셨으니
잘 보이시지도 않는 그 노안으로
그 많은 책을 어찌 다 공들이셨나
A4용지로 자그마치 6권의 분량이요
한 권당 70여 페이지로다
내용은 한문에 관한 것이 더 많고
한글과 한자문화에 의거하여
예절을 중시했으며
잘못표기되는 한자를 정정하고
조상의 존함부터 시작해서
지금 살아계시면 연세가 어느 정도인지
셈까지 하셨는데 10년 전 기록한 숫자는
최고령 135세까지 세셨으니 기가막힌다
걱정은 녹내장으로 한 쪽을 이미 잃으셨고
오른쪽으로 정성을 다 하시고 무료로 복사까지 하셨는데
농협에서 고객이시지만 남들의 눈치밥이나 얻지 말으셨으면 하고
시력 악화를 초래하시지 마셨으면 하는 자식의 염려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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