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어수선한 음식점/배중진

배중진 2011. 10. 28. 06:43

어수선한 음식점/배중진

말로만 들었던 32사에 다녀 오면서
동생이 아는 서울사람을 만났고
길이 꼬이고 꼬여 갈팡질팡 하는데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건만

같이 식사나 하고 헤어지자고 해서
세종시 건설로 어수선한 지역이라
선뜻 내키지는 않았지만
음식점을 찾으니 있긴 했는데

처음 것은 저녁 때만 한다고 하기에
잘됐다 그냥 헤어지자 생각하다가
다음 음식점으로 들어가 물어보니
사람은 하나도 없고 개만 꼬리를 살랑거리는데

지저분했으며 동물의 냄새가 났고
옛날식 난로가 한 옆에 있었으며
방안에는 인도식 동상이 보이는데
연기가 나오면 하인이 나올 기세였다

동태찌게
세명이 갔는데 식단표가 많지 않았고
잘못 먹고 탈이날까 두렵기만 했는데
첫술에 그만 모든 우려가 사라졌다

여주인은 차려주고는 신문을 읽고 있었고
비록 이런 곳에 있지마는 근본이 다르다는 투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커피까지 뽑아줬고
덕분에 우리들은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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