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인심/배중진
연세드신 아버지와 깨를 뒤척이고
모처럼 좋은 날씨하에 잘 말려서
도리깨로 자근자근 두드려서
정말 작은 들깨를 모아 보는데
키를 이용하여 바람도 없는 곳에서
키질을 하는데 쉽지가 않았으며
지나가시던 동네 아주머니께서 오셔
남자가 하는 일이 따로 있단다
뿌리시고 심기만 하셨지 거두지도 못하시고
왜 그리 어머니는 급하게 가셨는지 혀를 차시고
깨는 아침에 털어야 된다고 하시며
쉽게도 하시곤 깨끗한 것을 보여주신다
멀리서 보니 키질이 영 서툴러
그냥 갈 수가 없으시단다
님도 하실 일이 태산인데
너무나 고맙기만 한 인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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