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들이 사는 곳도 아닌데/배중진
한바탕 버리고 청소하고
아들 딸들 어머니의 공백을 줄이면서
홀로계신 아버지 좀 더 편하게
외로움 느끼시지 않길 원하기에
평생 쓰지않으셨던 지저분한 것들 내놓고
태웠으며 청소차가 몇 대 실어갔지만
40년 동안 필요하리라 생각했던 물건들
한 번도 사용치 못하고 버리는 신세
뭔가를 찾으시는 아버지
없어 당장 불편해 하시면서
지들이 쓸것도 아닌데 버렸다면서
남들이 보기는 그랬어도 값어치있는 것들이라네
그래도 깨끗하게 해놓았으니
당장은 불편해도 견디시면서
습관이 되도록 노력하셨으면 싶고
정 필요하시면 다시 사다 드리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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