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말이 없는 Grand Teton/배중진

배중진 2011. 10. 25. 17:45

말이 없는 Grand Teton/배중진

보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으며
아 저것이구나 하는 감탄사가 터졌고
모두들 장엄함에 압도당하고
자연의 위대함에 말이 없었는데

작년에 쏟아졌던 눈들이 아직도 흔적을 보이고
그 뜨거운 여름을 보냈는데도 남아 있으니
도대체 저곳의 기온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고
높은 곳에 있으니 거대함이 반감되었지만

물이 맑아 형용하기 어려운 색으로 보여
일부러 호수까지 내려가 물의 온도를 체감했으며
경치에 잘 어울리는 침엽수들을 넋을 잃고 담았고
아름다운 산봉우리와 같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며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물결처럼 잔잔하게 일어났으며
아주 작은 성공회 성당에 엎드려 슬픔을 달래고
초라하고 나약한 인간의 슬픈 이별을 저주하였지만
조용히 들어주고 품어줌에 한없이 눈물 흘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