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아침에/배중진
아무도 보이지 않는 새벽에 일어나서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추위도 그렇고 동물들의 울부짖음이
깜깜한 어둠을 더욱 무겁게 막고 있었네
쉭쉭거리며 들려오는 간헐천의 소리는
답답한 어머니의 한스러운 소리요
슬픔에 젖어있는 아들놈의 울분이니
그래 하늘높이 맘껏 치솟거라
평소에 보았던 까마귀의 두 배가 넘는것이
얼은 마룻장을 터벅터벅 걸어와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눈빛인데
두려워 하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말동무가 되어 한참이나 뜯어 보았으며
찬공기로 얼어붙은 수증기는 곧게 뻗어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로 전쟁터를 방불케 하니
어수선한 마음과 나약한 인간임을 확인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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