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어머니와의 관계/배중진

배중진 2011. 10. 14. 06:23

어머니와의 관계/배중진


알았을까요 느꼈을까요
탯줄이 끊어짐에 대한 아픔인지
섭섭함인지는 모르되 왜 울어야만 했는지요
그 소리가 우렁차서 좋다고 하셨다지요

그것이 이별이었지요
따스하게 자라던 곳을 박차고
험한 세상으로 나와서
거룩하고 자애로우신 어머니를 알게되고

그곳에서 느끼지 못한 사랑을
더 간절하게 어루만졌지 싶습니다
가슴으로 품었던 사랑이
천방지축 안쓰럽고 어지럽게 하길 오래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정확하게 알지못하는 불효자가 되었고
청천벽력의 비보를 접하고 발만 구르다가
이 세상에서의 연이 홀연히 사라졌네요

지금은 차디찬 곳에 누워 계시고
찢어진 가슴을 부여잡고 왔으나
말없는 흙무덤이 웬말인가요
결단코 어머니와의 엉킨 선을 놓치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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