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위기의 순간/배중진

배중진 2011. 10. 14. 06:17

위기의 순간/배중진


가을을 담고 있었는데
삽살개가 뛰쳐나와
사납게 짖어대고
이어 주인 할머니가 뛰쳐 나왔는데

이 사나운 개는 물러서질 않았으며
도로를 건너서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어
악몽을 불러일으키고
또 당한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는데

어떻게 방비할 시간도 없었으며
코 앞에서 멈춰 사납게 짖고 있어
주인의 눈치만 살피는데
자동차가 다가와도 물러서질 않으니

식은 땀이 흘러 내린다
어느정도 여유를 되찾고
허둥대며 사진을 찍으니
셔터 소리에 움찔하며 물러서긴 하지만

German Shepherd 큰 개한테 물린 경험이 있어
달려드는 개를 보면 미리 얼어붙는 습관이 들었고
목줄 없이 방치하는 그들을 괘씸하게 여기며
심장이 놀래 벌떡거림은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는

아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 생각하면
그야말로 울화 치미는 환경속이지만
개들도 주인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저런 돌발사태가 일어남은 주인의 책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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