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배중진
아침 일찍부터 까마귀가 요란하더니
날씨도 여름 못지않게 뜨거웠고
배를 일찍 채워 여유있게 나무그늘 아래에서
잠자리로 가기 전에 깍깍 거리고 있구나
그럼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지
누가 숨넘어 가는 소리를 해도
굶주린 배부터 채우고 눈길을 돌려도 돌려야지
그것이 오늘을 있게 하는 본능 아니겠나
아쉬운 것은 오늘만이 다는 아니라는 것이지
금새 아름다운 가을도 사라지고
살을 에이는 혹독한 겨울이 닥칠텐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어찌 지내려는지
추위가 다가 오면서 서서히 적응도 하겠지만
긴긴 밤에 그 맹렬한 추위를 생각하면
지금도 섬뜩하기만 한데
지금으로서는 행운을 비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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