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뒤를 밟는 낙엽/배 중진

배중진 2014. 11. 11. 22:46

뒤를 밟는 낙엽/배 중진

 

 

수북이 쌓인 낙엽 위를 걷다가
잘게 부서진 잎들을 보면서
그래도 많은 사람이 지나갔구나 생각하는데
우수수 떨어지는 단풍들이 있어

 

어느 곳으로 어떻게 떨어지나 살폈더니
하나의 잎으로 느리게 또는 빠르게 떨어져서
쌓인 낙엽 위에 무게를 더하지만
보는 사람의 눈에는 별 차이가 없었으며

 

낮은 곳은 무섭게도 조용한데
높은 곳은 바람이 살짝 스치면서
힘겹게 매달려 있는 잎들을
무자비하게 떨어뜨려 아우성치게 하였으며

 

앞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흠칫하며 발걸음 멈춰
누군가 뒤를 밟는 것이 아닌가
사방을 휘둥그레 살피지만

 

가볍고 힘없는 낙엽이 내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크게 들려
가뜩이나 위축되었던 몸에서 식은땀이 흘러
도망치듯 산길을 빠져나오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듯하여도
춥고도 무서운 긴 밤을 버틴 숲 속을 걷는다는 것은
보통사람에게는 분명히 기죽이는 그 무엇이 있어
아름다움을 멀리에서 올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하겠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잊혀진 계절/이용
Gasazip

 

잊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