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해바라기/배중진

배중진 2011. 8. 16. 06:43

해바라기/배중진

수영장으로 이어지는 길 양옆으로
해바라기들이 아이들과 키를 재어보고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꿈 못지않게
총총히 박혀있는 알갱이가 여무는데

저녁까지 놀았으면 이제 쉴 때도 되었건만
철없는 아이들은 울면서 나오니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해바라기가 민망하여라
그들은 날씨가 흐려 님을 그리워 하고 있으며

성숙한 마음으로 내일을 기다릴 줄도 아는데
성급한 아이들은 자기 이외는 보이지 않아
성깔을 부리고 이웃 부끄러운 줄도 모르니
성인들이 오히려 당황하고 배신감을 느끼네

여름도 많이 지나갔고 머지않아 개교를 할텐데
울어봐도 소용없는 그땐 어찌할 텐가
해바라기가 빙그레 웃으며 가지런한 이를 보이니
우리 아이들도 환한 미소로 응답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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