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8월은/배중진

배중진 2011. 8. 16. 06:45

8월은/배중진


8월은 해가 졌던 달
지독한 지글거림으로 모두를 삼키려 했고
징그러운 혓바닥으로 모든 것 핥았었지
게걸스런 혓바닥에선 피가 흐르고

8월은 사필귀정의 달
영원히 상처는 남아 있지만
영원히 잊어서는 안 되는 치욕의 나날들
영혼과 육신이 일체가 되어 힘을 키우자

결정적인 두 방의 강펀치로
그들은 버둥거리다 후련하게 뻗었으며
그때부터 그들은 세상을 두려워했네
눈치를 살피며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네

아, 태양이여
광복의 환희여
찬란한 해를 혼자 움켜쥐어서는 안 됨을
밝은 태양은 말없이 가르쳐 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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