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배 중진
명절을 알 리 없는 까치가
둥구나무에서 요란하게 노래 부르기에
부엌에서 행주치마에 젖은 손을 쓱쓱 닦으며
어머니는 혹여나 멀리 있는 아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하는데
명절 음식을 만드시면서도
귀는 대문에 가 있어
솔잎 하나 떨어지는 것도 금세 알아차리시는데
부모님 속 알 리 없는 자식은 올 줄 모르고 애만 태우네
말로만 예 예 대답은 맹맹이 콧소리 내듯 잘하지만
어디 한 두어 번 속았단 말인가
부모님의 속은 속이 아닌 새까만 색이고
문간방은 썰렁하니 빗장이 쳐졌으며
이웃은 호들갑을 떨며 비아냥거리듯
이웃이 듣도록 일부러 반갑게 소리치지만
이 순간이 지나면 또 소리높여 다툴 것이 뻔하더라도
이런 풍속이 있어 그나마 일 년에 한두 번 모이게 되는 것은 아닐는지
간단하게 상을 차리라고 할아버지는 누누이 말씀하셨지만
차리다 보면 일은 점점 많아지고
멀리에서 애써 찾아온 자손들을 소홀하게 대접할 수 없다며
사랑을 듬뿍 나눠주시는 우리 어머니가 보고 싶어라
통조림같이 꽉 막혀 질식할 것 같고
맹맹이 콧구멍 같아 답답하게 생겼으며
닭이 먹이를 헤집듯 끊임없이 파헤치고
머리를 숙이면 까만 머리카락만 보이는 사람
행복한
고향길 안전운전하시고
무사히 기쁘게 즐겁게 추석을 보내시고
돌아오시기 소망합니다.
고향에서 친척을 만나는 분들도
자녀들이 찾아와 덕담을 나누는 분들도
자녀들를 찾아가서 추석을 보낼분도 계실
것이고 어떠한 경우든 그리운 가족을 만나게 됩니다
그립고 반가운 분들을 만나 회포를
푸시고 삶의 활력소로 재충전
하시여서 희망찬 앞날이
되시기 소망합니다.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과
그리움을 절절이 느껴지는군요.
그 어머니가 라나도 지금 너무 그립네요.
아무리 그리워도 이 땅에서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내 어머니...
넉넉하고 즐거운 명절 연휴 되셔요. 배중진님^^
옛날 오순도순 둘러앉아 송편을 빚었던 기억이 있는데
저는 잘 못 만들었고 투박한 느낌을 받았었지요. 그래도
맵시 있게 만들려고 열심히 따라 하기는 했었던 흐뭇한
추억입니다. 많은 손이 필요한 엄청난 명절음식 차리기에도
주부님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정성을 들였었던 아름다운
세상이었고 그때를 못 잊습니다. 그때 그분들 다 떠나시고
과거는 잊혀가고 있지만 몇 가닥 남아 가끔 웃게 하기도
하니 그리운 시절입니다. 즐거운 추석 명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친구신청에 감사드리지만 저는 일절 받지를 않는 것이 보안상
많은 문제가 발생하여 어려움을 겪었고 많은 파일을 잠가 놓고
혼자만 기록하기에 번거로우셔도 즐겨찾기로 돌려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토정비결과 책력을 이용하여 사주팔자를 잘 보셨답니다.
수양할머니라고 비단 파는 장사였는지는 모르지만 곱게 차려입으신 분이
우리 집에 가끔 찾아오셔 며칠 묶으시며 갖은 환대를 받으시고 주의 사항을
많이 전해주시고 답답함을 풀어드리려고 노력하셨는데 보통 하지 마라,
가지 말아라고 누누이 강조하셨지요. 옆에서 총명하신 어머니가 배우시고
외삼촌이 사업할 때마다 해도 좋은지 말아야 하는지 얼마나 답답했으면
실낱같은 희망만 보여도 믿고 의지했는지 모른답니다. 저희들도 덩달아
배워서 사주를 짚어보기도 했지만 동물의 성격을 파악하고 대충 그렇게
되겠다는 생각만 하고 누가 뭐라고 하면 귀가 솔깃하기도 하지요.
하라는 일은 하지 않고 그렇게 맞아 떨어지려니 쉽게 생각하고 운명처럼
받아들였던 것도 사실이었지요. 사업하시면서 갖은 고통을 당하셨지만
우리가 역사를 참고하고 잊지 않으려 하듯 또 반복되는 불상사를 막으려고
경험을 토대로 최선을 경주하시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일만 있으리라는
생각도 합니다. 그 이후 습관처럼 유명한 사람들을 찾아다녔지만 안 되는
것이 되는 것은 보지 못했답니다. 그런데 신 내린 무당을 만났는데
신통하게도 꼭 맞아 떨어진 것이 저희 세 자매가 아들 둘씩 나았다는 것이지요.
콩인가 쌀을 이용하여 횡설수설했는데 누나의 배필자가 어머니 생신 지나고
바로 나타나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늦처녀가 그렇게 해서 결혼하여 잘
살고 있다는 것이지요. 제가 믿기지 않아 녹음기를 살짝 들고 같이 들어가
녹음하기도 했었던 기억인데 그 후 그녀는 보통사람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신 내림이 다 하여 족집게에서 약간 이상한 사람으로 변했다는 것이지요.
한때 저는 한국에서 가져온 돈이 다 떨어져 무에서 시작했던 경험이 있어
최소한도 먹을 것은 항상 쌓아 놓는답니다.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착실하게
제가 벌어서 긴요할 때 비상금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가끔은 내버려 두어도
앞가림은 할 사람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던 말을 떠 올려 봅니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요. 최선을 다하면서도 말입니다.
시인님의 시심을 엿보면서 과거는 흘러갔지만 뼈저린 경험을 하셨지 싶었답니다.
행복한 시간이 도래할 테고 건강만 하시면 운수대통하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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