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여름/배중진
꿈에도 잊지 못할 고향의 뒷산으로
아이들은 시원함을 찾아 올라가고
느릿느릿 소들도 배를 채우러 가니
하늘도 정답게 내려 앉는다
새들도 마냥 날개짓을 하며 지저귀고
아이들은 산딸기 찾아 희희낙락하며
송아지도 천방지축 기뻐 날뛰어 보고
어미소는 워낭소리로 위치를 알려주네
기적소리 요란하게 기차는 달리지만
넓은 들판에 검은연기만 피어오르고
길게 이은 화물들이 무거워 보이며
다리위를 건느고 굴속으로 사라진다
석양이 아름답게 노을을 만들 때
집으로 향하는 백로는 구름을 따라
평화롭게 너울대며 사라지고
고향의 여름은 별들을 불러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