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왕퉁이/배 중진

배중진 2011. 7. 28. 04:38

왕퉁이/배 중진

한국의 말벌과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이고
꽃의 아름다움에 빠져 움직이는 길목에
열심히 집을 짓고 있었는데
발자국 소리까지도 듣지 못했는가보다

벌이 잘 나타나는 곳
지하에 별장을 지어놓고
구멍은 저렇게 작게 만들어 놓았으니
여름 내내 얼마나 많은 일벌이 수모를 당할지

영리하기도 했지만
오늘 얼마나 일했는지 촉촉한 흙을 보고 알았으며
어제 파냈던 흙더미 옆으로 쌓아 놓기 시작했는데
나올 시간이 지났건만 기척이 없다

기계적인 왕복운동은 쉽게 싫증 나게 하기에
나름대로 무슨 철학이 있겠지
뻐꾹 뻐꾹 뻐꾸기 소리를 싫어한다니
좀 고상한 음악을 들려줄까나? 능률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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