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컴컴한 집/배중진

배중진 2011. 7. 28. 04:45

컴컴한 집/배중진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서다 만나는 집들
이곳 저곳 모두들 퇴근하여 저녁들을 준비하는데
유독 이 집만 아직도 컴컴하니
그들은 지금도 일을 하고 있으리라

한국에서 이민을 왔고 남들보다 늦게 출발했으니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되지만
주말이면 일찍 들어와서 긴장도 풀면 좋겠는데
몇푼 더 벌어 보겠다고 바둥거린다

먹고 살기위해 영원히 살것처럼 물어 오지만
연세도 적지않은데 내일을 어찌 알리요
그저 하루 최선을 다하고 좋은 일 하고
이웃들과 믿고 의지하면 좋으리라

밤이 아닌 낮에 그 집앞을 또 지나다 보니
아름다운 장미만 우두커니 주인을 기다리고
손이 덜 간듯한 정원이 덩그라니 놓여있네
이 집에서도 밝은 웃음이 주말인데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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