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남들처럼 느끼는 죽음/배 중진

배중진 2014. 8. 19. 04:52

남들처럼 느끼는 죽음/배 중진

 

 

높은 산처럼 항상 우리를 지켜주셨으며
남들에겐 쩌렁쩌렁 간담 서늘하게 호령을 하셨기에
세상에서 제일 높으신 할아버지라 생각했는데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니 이미 장사를 치르셨기에
식구들이 붙잡아도 울며불며 산소로 달려가서
몸부림치며 파헤쳐 두 눈으로 확인하려 했었고
그렇게 발버둥 치던 시절이 있었는데

 

넓은 바다처럼 항상 우리를 포용하셨으며
남들에게 자상하게 그러나 바른 말씀을 잊지 않으셨기에
세상에서 제일 낮으신 어머니라 생각했는데
여행하다가 부음을 통보받고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로
야생동물들이 울부짖는 깜깜한 밤에 마음만 고향을 달려
큰아들 없는 장례식을 기웃거리면서 눈물을 펑펑 쏟으나
그렇게 황망히 떠나가시곤 꿈속에서조차 발길을 끊으셨는데

 

남들처럼 조상의 장례식에 참석하지도 못한 불효
남들처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듯 큰일은 지나쳤고
남들처럼 아픔은 그때뿐으로 잊고 세상일을 쫓아가나
남들처럼 수수방관할 수 없는 나의 가족이었으며
남들처럼 언젠가는 죽음이 나의 몫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남들처럼 누구 하나 돌보지 않는 주검 하나 덩그러니 놓여
남들처럼 인과응보라 생각하기에는 너무 가련한 인생이지 싶어라

 

 

 

 

 

 

 

 

 

yellowday2014.08.19 06:23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임종을 지켜 보아도 잡을 수 없는 길이기에 혼자서 떠나야한다는~~~~`
모든 생명들에겐 필히 닥치는 일이지만~~~~~미리 생각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지척에 있어도 마지막 길은 ~~~~~ 볼 수 있는 가족이 따로 있다합니다.
슬하에 8남매를 두셨어도 병원 중환자실에서 혼자 떠나셨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땐 잘 몰랐다가도
떠나갔거나 헤어졌다면 그 공백이 너무나 크고
늦게 후회도 하지만 세상에 비슷한 사람은 있어도
똑같은 사람은 없지요.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당신이었다면
더욱 절실하리라 생각도 하면서 공백을 메꿀 수는 없으리라
여겨집니다. 사랑을 유지한다는 것이 어려움을 역사를 통해서도
부각되지만 사랑에 빠지고서야 어려움을 실감하게 되지요.
두려운 관계이지만 인간은 누군가를 사랑하여야 인간다운
삶이고 모습이라는 생각 또한 해봅니다. 멋진 글을 감상하며
글을 쓴 사람의 심정을 다 이해하지 못함을 한스럽게 생각도
합니다.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허후니님 댓글

화향백리
주향천리
인향만리

 

moon님 댓글

"현명해지기란 무척 쉽다.
그저 머리 속에 떠오른 말 중에 바보 같다 생각되는 말을
하지 않으면 된다."

"It's so simple to be wise.
Just think of something stupid to say
and then don't say it."

샘 레븐슨

 

moon님 댓글

"자신이 하는 일을 재미없어 하는 사람치고 성공하는 사람 못 봤다."

"People rarely succeed at anything unless they have fun doing it."

데일 카네기

 

어우동님 댓글

사랑은
누군가를 향해 나를 버림으로써
보이지 않던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사랑은
최대한의 관용에서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김옥림의 "사랑의 소고"에서

 

종교의 역사를 살펴보면 어둡기만 하면서도 그래도 한 가닥의 빛을 내려주심을
알 수 있었답니다. 어지럽고 타락한 세상에 종교가 없다면 어떻게 인류가 번성했을까
두렵기만 한데 종교전쟁은 그칠 날이 없으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종교인지 알 수가
없답니다. 투명성 있는 한국 종교지도자들이어야 한다는 취지이고 낮아져야 합니다.
세계 내로라하는 부흥사들도 결국은 탐욕 때문에 하루아침에 타락하고야 마는
한낱 불쌍한 인간이지요. 사유재산처럼 세속하고 탈세하는 짓거리들을 더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지요.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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