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달도 흐르고/배중진

배중진 2011. 7. 28. 04:18

달도 흐르고/배중진

모처럼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었더니
하늘에는 초승달이 말없이 흐르고
그 옆으로 은빛날개를 반짝이며 비행기도 날아가고
또한 수도 없이 많은 새들도 어디론가 향하고

오래간만에 헤엄을 치니
가는 것인지 떠있는 것인지
물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싫어
그냥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보이겠지

가슴이 답답했고
지나치게 많이 먹은 점심으로 속도 거북했고
호기심으로 처음 본 Birch Root Beer를 마셔 골치도 아프고
폭염하에 신기한 것들을 찾아다니느라 땀을 많이 흘려 지쳤고

수영장 주위로 새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자기네들의 놀이터를 돌려달라 지저귄다
그렇군 이곳은 너희들이 놀던 곳이지
밤은 찾아오겠고 달도 한동안 놀다 가시겠지

'詩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거를 기다렸던 사람들/배 중진  (0) 2011.07.28
추억 속의 열차/배중진  (0) 2011.07.28
두물머리/배중진  (0) 2011.07.28
아쉬움/배중진  (0) 2011.07.28
까마귀의 경고/배중진  (0) 2011.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