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까마귀의 경고/배중진

배중진 2011. 7. 28. 04:10

까마귀의 경고/배중진

조용하면서도 맑게 시작하는
여름날의 토요일 아침
거리에도 차는 보이지 않고
느리게 뛰는 몇 사람뿐

얼마나 더운 하루가 될 것이며
모두들 밀렸던 잠을 보충하려
늦장부리며 기척들이 없는데
갑자기 까마귀가 사납게 부르짖는다

웬일인가 밖을 내다보니
옆집의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시꺼먼 것들이 꾸역꾸역 하늘로 향하니
무척이나도 두려웠으리라

근처의 나무엔 새들도 이미 떠났고
밝은 모습은 오래전에 사라졌으며
우중충한 몰골의 모습으로 남아
그 검은 까마귀도 경고하는 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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