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참새와 찌르레기/배 중진

배중진 2014. 8. 10. 02:09

 

참새와 찌르레기/배 중진

 

앳된 참새가
찌르레기를 졸졸 따라다니는데
먹이를 받아먹지는 않았지만
찌르레기는 어미인 양 먹이 있는 곳을 찾아주며

 

남들이 뭐라고 하건 말건
걸어가면 깡충거리며 바짝 다가서고
짧은 거리 날아가면 곧바로 따라잡아
보는 이도 신기해서 흐뭇해하는데

 

저 어린 것은 어미를 잃었나
돌봐주는 참새 보이지 않고
둘이서만 행동을 같이하니
찌르레기도 아픈 과거가 있지 않았을까

 

알까지 부화는 잘했는데
몹쓸 병에 걸려 제대로 간호도 못 하고
어미의 울부짖음도 뒤로한 채
어느 날 조용히 침묵을 지키며 생을 마감하여

 

기가 막힌 슬픔을 표현하지도 못했다가
어린것만 보면 사랑스럽고 옛 생각이 나서
제 새끼가 아니건만
울부짖으면 남의 일 같지 않아 돌봐주는 저 갸륵한 마음

 

평생 같이할 수는 없겠지만
춥고 배고픈 어린 시절이라도
보호자가 되어 한 마리의 새로 거듭 태어나도록
끝까지 돌봐줬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라네

 

 

 

 

 

 

 

 

 

 

 

 

 

 

 

 

 

 

 

 

 

 

 

 

 

 

 

 

 

 

 

 

 

 

 

 

 

 

 

 

 

 

 

 

 

 

 

 

 

 

 

 

 

앳된 참새가
찌르레기를 졸졸 따라다니는데
먹이를 받아먹지는 않았지만
찌르레기는 어미인 양 먹이 있는 곳을 찾아주며

남들이 뭐라고 하건 말건
걸어가면 깡충거리며 바짝 다가서고
짧은 거리 날아가면 곧바로 따라잡아
보는 이도 신기해서 흐뭇해하는데

저 어린 것은 어미를 잃었나
돌봐주는 참새 보이지 않고
둘이서만 행동을 같이하니
찌르레기도 아픈 과거가 있지 않았을까

알까지 부화는 잘했는데
몹쓸 병에 걸려 제대로 간호도 못 하고
어미의 울부짖음도 뒤로한 채
어느 날 조용히 침묵을 지키며 생을 마감하여

기가 막힌 슬픔을 표현하지도 못했다가
어린것만 보면 사랑스럽고 옛 생각이 나서
제 새끼가 아니건만
울부짖으면 남의 일 같지 않아 돌봐주는 저 갸륵한 마음

평생 같이할 수는 없겠지만
춥고 배고픈 어린 시절이라도
보호자가 되어 한 마리의 새로 거듭 태어나도록
끝까지 돌봐줬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라네

 

yellowday2014.08.10 05:21 

아름다운 사진들을 많이 담으셨군요~~~
사랑이 느껴지는 모습들이 보기 좋습니다. ㅎ

 

사진 속에서 앳된 참새는 보이지 않으나
목요일에 보았던 광경을 그려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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