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 뒤/배중진
찌는 듯한 더위를
한 방에 날려 보내고
시원하면서도 찌부덩한 날씨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살폈지요
그 많은 것들 중에서
작은 개미가 눈에 띄였습니다
하필이면 그 작은 개미이니
제 작은 소견머리를 느꼈지요
부지런하게 움직입니다
간혹 빠트리기라도 하면 다시 오더군요
척후병의 역할을 하는 듯
냄새도 맡고 건드려 보기도 합니다
더듬이를 휘저으며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도 쓰고
물방울도 건드려 보고
식량이 될만한 것들을 찾아보네요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는 하지만
뭐가 잘되어 가는지는 알수 없고
원하는 것을 얻었기를 간절히 빌면서
변덕의 날씨에 인간도 적응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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