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모기의 극성/배중진

배중진 2011. 7. 1. 00:43

모기의 극성/배중진

겨울에 찾아 갔다가
무릎까지 빠지는 눈 때문에
곤욕을 치뤘던 곳
봄을 사뿐히 건너뛰고

여름은 어떠한 모습으로
낯선 사람을 반갑게 맞아줄까
호기심과 두려움이 반반 섞여
조심스레 올라가며 눈을 번득거리는데

모기의 소리가 들렸을 때
이미 그때는 모기가 콱
빨대를 깊숙히 꽂은 상태였고
그것도 모자라 둘러싸고 있었다

급하게 털고 머리를 휘저으며
앞으로 전진하려다 달려드는 그들을
당할 재간이 없어 후퇴를 하면서도
이까짓 것에 물러서는 어리석음을 개탄했다

자기들의 본거지를 지키겠다고
죽기 살기로 덤벼드는데는
큰 짐승도 도저히 방법이 없었다
이곳은 정을 주지않는 녹록치 않은 산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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