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장미에 얽힌 사연/배중진

배중진 2011. 7. 1. 00:40

장미에 얽힌 사연/배중진

예나 지금이나 꽃을 사려는 마음은
무척이나도 아름다우리라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반갑고 행복해 하는 표정을 보고 싶겠지

꽃을 파는 사람은 또 어떨까
어쩔 수 없이 남을 대신해서
꽃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정성이 지극한 갸륵한 마음이리라

공교롭게도 거래는 네거리에서 이뤄졌고
잘 진행이 되는 듯 했는데
갑자기 신호가 바뀌면서
도망가는 자로 비명을 지르며 쫓는 자로 변했고

꽃을 강탈한 자가 승자가 되었다 생각하는 순간
바로 뒤에 대기하던 차에는 사복경찰이 있었으며
경보장치를 탁하고 지붕에 얹고 사이렌을 울릴 줄이야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증인이 되었고

가련한 여인은 꽃을 찾았으며
그 젊은 두 사나이는 체포되었고
권선징악으로 끝이나
모처럼 가슴이 후련했던 기억이 꽃을 볼 때마다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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