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안개/배중진
너무나 뿌옇고 막막했지만
가끔가다 비행기도 이륙하고
저 밑에서는 자동차의 움직임도 들려오고
온갖 새들도 지저귀는 아침인데
아마도 지난 밤부터 깔렸나 보다
소리도 없이 살금살금 다가와
모든 것을 감싸안고 말았네
우리 님은 단잠에 취했네
아무리 자명종이 울려도
느리게 손가락만 움직이곤
또다시 깊은 잠으로 빠져 들었으니
언제 기침할 지 그 아무도 몰라라
시간은 거침없이 흐르고
안개도 서서히 사라지면
일찍 일어난 것처럼 그녀는
두 손을 번쩍들고 상쾌한 모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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