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배 중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지요. (세월호 참변)
앞이 창창한 젊은이들이 여행을 떠나선 외마디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안타깝게도 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아직도 바닷속 깊은 곳을 떠다니고 있어도 찾지를 못하네요.
모두 살아있기를 얼마나 간절하게 기원했고 몸부림쳤는지요.
그러나 현실은 참담했습니다.
가족분들과 관계자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그렇게 불철주야
희망의 소식을 기대했건만 실망과 허탈, 그리고 분노뿐이었습니다.
기가 막힌 운명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겼으니 외양간은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손을 대 썩은 것을 도려내야 할지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지만
검은돈을 벌겠다고 결탁하거나 부조리를 저지르고, 관행, 안전 불감증, 근무태만,
그리고 아부성으로 치장하여 원리원칙에서 벗어났다면 책임감을 통감하고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소가 짖겠다는 말도 있지요.
바닷물이 차갑고 사리 때 물의 속도가 빨라 선실 안으로 들어가기 어렵고
슬픔으로 풍랑이 거세지만 목숨을 내놓고 정신없이 실종자들을 찾느라
고생하시는 구조원들에게 격려는 하지 못하면서 장비투입이 늦었다느니
날씨가 좋은데 구조하러 들어가지도 않는다느니 말만 하는 사람들,
직접 물속에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남이 하는 것이 유치해 보이는 사람들,
입으로 못 할 구조가 있겠는지요.
밥그릇 싸움하는 사람들은 일회성 호외로 인기몰이와 상품성만을 의식하지 말고
온 국민과 똘똘 뭉쳐 유가족을 위로하고 재난대책에 만전을 기하여
다시는 이렇게 억울한 삶을 마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망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겠는지 자책을 해봅니다.
모두 지혜롭게 처신하여 이미 늦었지만, 마무리를 깨끗하게 처리하여야 함이
어려운 세상을 헤매지 않고 잘 살아 나가는 길이 아니겠는지요.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으신
분들도 마음의 상처 잘 치료받으시고 완쾌되어 일상생활로 조속하게 돌아가시길 기원합니다.
사필귀정을 믿으시는 선량한 국민의 저력을 믿사오며 종교는 달라도 권선징악 진리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신뢰하고 경계하는 올바른 시민의식이 존재하는 한
어둡고 두려운 미래는 이번 기회를 통하여 더욱 밝아지고 창창하지 않겠는지요.
사진 11/13/2013
세월은 흘러도 슬픔은 남아 있고
하늘은 맑아도 가끔은 미치도록 비가 내리고
사건은 시간이 흐르면 잊히지만
상처는 아문듯하여도 짜릿짜릿 고통으로 돌아오니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에도
뜻하지도 않게 발생하여 피눈물을 흘리게 하지요
요행으로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재주를 부리나
언젠가는 한꺼번에 몰려 진퇴양난이 됩니다
세월호 참사의 비보를 매일 접하면서
인간이 저럴 수가 있나 통분하나
현실은 참담함으로 돌아오고
총체적 잘못된 구조하에서 누구의 잘못일까 따져 물어도 답은 없으나
방법은 인간답게 멋지게 사는 것이 아닌지요
비열한 동물같이 혼자만 살겠다고 볼썽사납게 발버둥 치는 것보다
자식을 애지중지 아끼듯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면
아픔은 치유되며 훈훈한 감동은 후세에도 길이 빛나리라
말을 비교적 잘 듣는 저도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불귀의 객이 되었을 겁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었고 거대한 배가 전복되리라 누군들 생각이나 했겠는지요.
사고는 터졌고 선장이 제일 먼저 위급함을 알아차리고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쳤으며
일부 선박 종업원들은 속속 비밀 통로이며 잘 아는 지름길로 빠져나갔으니
누가 탈출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기울어져 침몰하는 선박을 잡을 수 있었겠는지요.
착한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려고 했으나 그들도 전문지식이 없어 갈팡질팡
하는 사이 큰 사고를 당했지요. 동물적인 감각으로 갑판으로 뛰쳐나와 찬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었으면 그래도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며 탁상공론을 해보지만 부질없고
어린 학생들을 지키지 못한 양심적인 어른들만이 눈물짓고 있으니 총체적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다시 점검하고 책임지는 사회가 되어 제자리에서 맡은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물망초님 댓글
☞미안함과 부끄러움
분노는 종종 도덕과 용기의 무기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
잘못된 것을 보고 분노하지 않거나
불의를 보고도 묻어버림은
정신이 늙은 것입니다.
분노한다는 것은 정의가 살아있음이며
잘못된 것을 시정하려는 용기입니다.
그러나 그 분노는 합당해야하고
논리적이어야 하고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냥 철없고 어리다고 생각했던 젊은이들에게 배우는
용기와 정의감.
젊음을 가르치겠다고 내세웠던 기성세대의 권위가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는 요즘입니다.
골드예삐님 댓글
지나간 일은 모두 잊어버리되
엎질러진 물도 잘 추스려 훔치고
네 자신을 용서하듯 다른 이를 기꺼이 용서할 것.
내일은 또 다른 시시한 해가 떠오르리라 믿으며
잘 보낸 하루가 그저 그렇게 보낸 십년 세월을
보상할 수도 있다고 정말로 그렇게 믿을 것.
그러나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인생은 짧고 하루는 길더라
#최영미의 '행복론'중에서
이카루스님 댓글
조금은 부족한듯이 마음을 비우고
조금 덜 채워지는 넉넉한 마음으로
조금 물러서는 여유로움으로
조금 무거운 입의 흐름으로
간직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의 부드러움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거암님 댓글
*오늘의 명언*
희망은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만져질 수 없는 것을 느끼고 불가능한 것을 이룬다.
- 헬렌켈러 -
대성님 댓글
I ask not for a lighter burden
but for broader shoulders.
가벼운 짐보다는 넓은 어깨가 필요하다.
-- 유태인 속담 --
문제 해결법을 습득하는 것은 역기를 드는것과 같다. 역기를
많이 들면 들수록 몸이 강해지는 것 처럼, 문제 해결법을 많이 습득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 강해진다.
당연히 문제가 생기는것을 원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그러나
세상을 살다보면 많은 문제에 부딛히기 마련 아닌가.
그러나 이런 문제를 잘 극복해 내면 언제 어디서든
또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
이제 좀 위안이 되었다면, 우리 모두 앞날의 희망을 향하여 활기차게
밀고 나아가십시다
joolychoi님 댓글
"당신의 손길 때문에"
가슴 아프기는 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당신과의 만남이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당신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성장했으며
나 또한 당신에게 몇 가지 아주 중요한
긍정적인 헌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서로의 손길이 닿았기 때문에
보다 나은 인간이 되었습니다
--리처드 바크의《영혼의 동반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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