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쓸개가 없는 친구/배 중진

배중진 2014. 4. 24. 06:20

쓸개가 없는 친구/배 중진

 

미국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친구는

큰소리를 친 적이 없으며

눈치를 보는 것 같지는 않으나

항상 웃으면서 매사 잘 따라준다

 

한가지 흠이라면 술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이요

알코올 치료를 받고 있으며

밤낮으로 모임에 나감을 주위 사람들도 다 알고 있고

20여 년간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고 자랑도 한다

 

후천적 소아마비에 걸렸는지는 몰라도

한쪽 다리가 가늘었어도 군에 자원입대하여

제 몫을 다하고 기술병으로 제대하여

오랜 세월 직장생활 무난하게 하다가 은퇴했고

 

Dyslexia(난독증)로 고생하며 학문의 길을 걷다가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는지 학업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는지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으나 기억력이 뛰어나고

클래식 음악 감상하기를 즐겨 원만한 성격이지만

 

가끔 부부싸움을 할 때도 져주고 슬그머니 사라지니

아내가 성깔을 부리려고 해도 상대가 없어 제풀에 지치고

나쁜 잘못을 고치라는 잔소리를 끊이지 않고 퍼부어도

그때뿐 수정하지는 않으니 환장하겠단다

 

원래 쓸개가 필요 없어 이래도 저래도 좋았던 사람

비위에 거슬리는 소리 한번 내뱉지 않았던 사람

이젠 그 쓸개마저 없는 사람

그러나 쓴소리를 기가 막히게 잘도 소화하는 사람

 

운동부족으로 동그랗게 내민 배가

배꼽을 통하여 얽매었는지는 몰라도

균형이 잡히지 않은 사과모양을 부둥켜안고 멋쩍게 웃음 지으나

먹고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다 하니 천만다행이지 싶었다

 

 

 

 

 

 

 

 

 

 

 

 

 

 

 

 

 

 

 

 

 

 

 

 

 

 

 

 

 

 

 

 

 

 

 

 

 

 

 

yellowday2014.04.24 08:13 

세상살이를 일찍부터 터득한 분이군요.
부딫히기를 싫어하니 피하는거구요~~~`우리말로 태평이네요. ㅎ

 

명장/김선식2014.04.24 14:57 

한참을 보며
이것 저것 많은 생각을 합니다
요즈음은 한국에 잇는것보다
차라리 외국에 있는게 더 낳을까 하고..

 

제가 사는 동네의 산은 높지 않아 산딸기 이외는 아는 것이 없었답니다.
2년 전 꿈에도 못 잊었던 산에 올라가 보니 감도 있고 밤도 있어 세상이 달라졌구나 생각을 했는데
누군지는 몰라도 감을 다 따갔기에 날마다 올라가서 보는 즐거움을 앗아가더군요.
그래도 많은 변화가 없었고 우리가 놀던 때가 생각이 났지만 그 근처에 친구들은 살고 있지 않아
잃은 것이 매우 많음을 느껴 서글프기도 했었지요. 엄청난 대형사고를 당해 총괄하며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고 못다 핀 어린 학생들의 명복을 빌고 또 빌었답니다.

 

으름넝쿨

 

'메시아 콤플렉스.' 자신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마음,
소중하다는 것을 확인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라는 것.

 

Cactus님 댓글

★. BEST FRIEND.... ☆

★. (B)'elieve … 항상 서로를 믿고
★. (E)'njoy …… 같이 즐길 수 있고
★. (S)'mile …… 바라만 바도 웃을 수 있고
★. (T)'hanks … 서로에게 감사하며
★. (F)'eel ……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 (R)'espect … 서로를 존경하면서
★. (I)'dea …… 떨어져 있어도 생각하고
★. (E)'xcuse … 잘못을 용서하고
★. (N)'eed …… 서로를 필요로 하고
★. (D)'evelop … 서로의 장점을 개발해주는 사람.

 

대성님 댓글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스피노자 Benedict DE Spinoza ---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생기고 인생에는 갖가지 사건들이
펼쳐진다. 그래서 때로는 비명을 지르거나 펑펑 울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계속하려면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한 다음에
일상으로 돌아가라. 복잡한 일들이 잘 해결되도록
노력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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