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꿈에 본 고향/배중진

배중진 2011. 3. 1. 03:50

꿈에 본 고향/배중진


가: 제 고향을 아시유?
나: 아니 뜬금없이..

가: 강이 있다고 들었는데..
나: 천지가 강인디..

가: 산이 있다고 들었는디
나: 온 천지가 산이유

가: 논이 있다던데
나: 저거 안보이시유? 황금들판!

가: 논에 툼벙이 있었는디
나: 이젠 다 경지정리가 돼서 없어졌다오

가: 미꾸라지, 송사리, 붕어 잡던 똘강이 있었는디
나: 이젠 그런거 자취를 감춘지 오래됐오 그 강에는

가: 메뚜기도 잡어서 닭한테 던져 줬는디
나: 이 양반이 호랭이 담배먹던 시절 얘기를 하고 있네

가: 뒷뜰에 커다란 고욤나무가 있었는디
나: 감나무로 바껴 강산이 수없이 바꿔졌오

가: 여기가 어디유?
나: 나도 몰류!

가: 이상하다 분명히 이 근처에 내고향이 있었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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