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까치/배중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호랑이가 담배말아 먹던 시절이었지
정확히는 기억이 없고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어린 때까치가 날개를 바르르 떨면서
솜털을 치켜세우고
지붕위에서 어미를 부르고 있었다네
그때 어디선가 꺽은 꽃으로,
생각은 잠자리 꽃이라고 불렸던 것으로
잠자리를 꼬시듯 살살 돌리며
찍찍찍 했더니 뭔가 통했는지
아니면 배가 고팠는지
작은 때까치가 푸르르 날라와
꽃을 취하며 나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는 것이지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데
어미들이 무섭게 노리며
날라들어 내려놓고서
줄행랑을 친적이 있기에
이렇게 적어본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