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봄/배 중진

배중진 2014. 4. 3. 23:22

봄/배 중진

 

달이 차고 기울다가

사라지는가 싶더니

깨끗한 눈썹으로 나타나

걸음마다 따라오며 미끈거리고

초승달도 봄이 그리워

마냥 부풀어가니

보는 내 마음도 봄기운을 느끼네

 

무색무취인 산속의 연못에서

성급한 개구리들이 얼음이 사라지자마자

뛰쳐나와 덜덜 떨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

모처럼 듣는 소리라 반갑기는 했지만

어디에 숨었는지 고개도 내밀지 않았으며

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춥고 답답함을 저 하늘을 향해 저주하네

 

그럼에도 봄은 자리를 잡는지

바람 한 점 불어오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 비도 많이 내렸고

얼었던 땅도 녹아 질퍽거리니

저 산 너머에서 딴전부리고 있다가도

눈치 바람이 불면 모든 것 내팽개치고

사뿐사뿐 어여삐 걸어와 화사한 모습이겠지

 

기다리는 자여

그대에게 그리움에 대한 보상을 주러 왔노니

새 기운과 생명수를 단숨에 쭉 들이키고

늦어진다는 푸념은 저 멀리 날려보내고

변화에 발맞춰 넓은 세상으로 힘차게 전진하자

봄은 그대의 갈망함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푸른 꿈을 이루게 하며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

 

 

 

 

 

 

 

 

 

 

 

 

 

 

 

 

 

 

 

 

 

 

 

 

 

 

 

 

 

아련하게 들려오는 중국 고유의 악기이름이 얼후, 이호, 남호였네요.
한국의 해금과 아쟁도 아마 중국에서 전래하였지 싶기도 합니다.
비단뱀의 가죽으로 왜 만들었을까 생각도 하면서 미국의 방울뱀을
떠올려 보기도 했지요. 적이 가까이 오면 경고성 음을 발하는 꼬리가
인상적이나 야외에서 실제로 대면한 적은 없답니다. 항상 모래와
같이 좁은 공간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인데 군대에서 훈련받으면서
독가스실에 들어갔던 기억을 생생하게 떠올리기도 하여 몸 전체를
털고 싶은 느낌도 받습니다.

진지하고 열렬한 사랑을 나누고 결혼으로 이어졌다면 좋겠으나
그래도 언젠가는 후회하는 시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지요.
그렇지만 좋아하고 사랑하는 만큼 가슴도 아프게 했던 인연은
잊을 수 없으며 항상 아쉽고 자주 눈시울을 적실지도 모릅니다.

얼후를 타면서 가슴을 적시고 후련하게도 했지만
또한 그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오니 몸도 덩달아 아픈 것은 아마도 당연지사가 아닐까
생각도 하면서 중국식 음악에서 얼후를 빼놓을 수 없듯 그들은 그렇게
즐기면서 한편으론 한을 씻기도 하겠지 싶었답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뉴욕은 춘래불사춘이랍니다. 아직도 겨울 색깔이고
땅을 굽어보아도 꽃핀 곳이 드물답니다. 비가 왔으니 곧 좋은 소식이 있겠지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질게도 춥고 어려움을 다 견디며 피는 꽃이 신기하고
아름답다고들 하면서 기다리는 마음이었지요.
그러했지만 그것도 잠시
또 다른 삶을 위해서 과감하게 떨굴 줄도 아는 식물이
한편으로 가상하면서도 두렵기도 하답니다.
좋은 글과 사진 잘 음미하면서 늦은 뉴욕의 봄을 기다린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매화의 모습 잘 감상했답니다. 이곳은 아직 나무에서 아무런 꽃도
피어나지 않아 그저 캄캄하기만 한데 점점 날씨가 좋아지고 있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 있으리라는 예측이지요.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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