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안개/배중진

배중진 2011. 4. 29. 02:23

안개/배중진

간밤부터 깔리기 시작하더니
한밤중엔 지척을 구분하기 힘들었고
새벽녁엔 그러려니 생각했지만
아침에도 사라질 줄 몰라하네

작은 새들은 나무에서 지저귀고
갈매기도 가끔가다 끼룩거리며 선회하고
까마귀의 울음소리는 오리무중이며
청설모는 때를 몰라 구멍으로 들락날락

나뭇잎들은 이슬을 모아 목을 축이고
꽃봉오리들도 촉촉이 젖어 있었으며
꽃잎마저 더욱 아름답게 단장도 해보는
안개에 취해 몽롱한 봄날의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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