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부활절 아침/배중진

배중진 2011. 4. 29. 02:19

부활절 아침/배중진

동쪽에서 눈이 부시게 빛이 발하고 있었다
간밤의 지독한 안개를 생각하면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풍경인데
비웃기라도 하듯 찬란하게 떠오르고 있네

가로등을 둘러싸고 아늑함을 주던 안개도
그 찬란함에 경배를 하듯 인사를 하고
소리도 없이 밀려와 포근하게 하더니
소리도 없이 자리를 내주고 있더군요

아는지 모르는지 미물의 새들도
힘차게 하늘을 짖쳐오르며 지저귀고
영롱하게 빛나는 대지의 모든 것들이
가벼이 몸을 흔들며 약동하기도 했지요

너와 나 우리 인간이 할 수 없는 부활을
보여주신 절대자가 있으셨기에
그 어려움 속에서도 그 뜻을 새기며
소중하게 희망을 간직하고 아침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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