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봄비/배중진

배중진 2011. 4. 29. 02:15

봄비/배중진

봄비가 주룩주룩 내리다가
일부는 안개가 되어
아침을 포근하게 감싸
모든 것을 늦게 하더이다

대다수의 까마귀들은 어김없이
안개속으로 바쁘게 사라졌고
약삭빠른 찌르레기는
어둠속에서 비를 피하고 있으리라

추위를 전혀 타지않는
까마귀들은 무식하게
눈을 맞고 비로 적시곤
그저 바쁘게 털기만 하는데

그들은 피할 줄을 모르니
영리하다는 말이 무색하구나
창문에 가까이 날라와
슬프게 울부짖는 것은 또 무엇인가

배가 고프면 먹이를 주겠고
춥다면 방을 내 주겠는데
젊으디 젊은 너희들은
추녀밑에서 으스스 떨고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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