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09

피 흘리는 달/배중진

배중진 2011. 3. 1. 02:38

피 흘리는 달/배중진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찧는
토끼를 연상하며 자랐던 우리에게
달 착륙선을 등장시켜 토끼를
머언 세상으로 쫓아내더니

이제는 거기에 폭탄을 던진 후
쓸모없는 인공위성을 떨어뜨려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그리곤 모두들 좋아한다

피를 보고 좋아하는
정신 나간자들의 괴성이
지구를 뒤덮는 요즘이다
물이라는 미명아래 그렇게 흘리고 있다

잔인한 인간들을
탓함이 하루 이틀도 아니지만
멀리 달아났던 토끼가
절굿공이를 들고 쫓아와 피를 막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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