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하얀 눈과 까만 밤/배 중진

배중진 2013. 12. 11. 08:51

하얀 눈과 까만 밤/배 중진

 

하얗게 하얗게 하얀 눈은
을씨년스러움을 덮으려 하고
불과 며칠 전에 단풍을 잃은
풀과 나무는 쉽게 받아들이지만

 

잔인하게 밟히고 더러워진
사람이 다니는 인도와 차가 다니는 차도는
인정도 없고 차가움에 이력이 났는지
오히려 배척하여 아예 쌓이지도 않더라

 

낮 동안의 흰 눈도 그치고
까만 밤이 스멀거리니
온도는 급속도로 떨어져
나다니는 길을 검게 칠하여

 

사람이고 자동차고
엉금엉금 기어가는 곤욕을 치르게 하고
달님과 별님을 하늘 높이 초대하여
까맣게 까맣게 까만 밤으로 덮어버리네

 

 

 

 

 

 

 

 

 

 

 

 

 

 

 

 

 

 

 

하얗게 하얗게 하얀 눈은
을씨년스러움을 덮으려 하고
불과 며칠 전에 단풍을 잃은
풀과 나무는 쉽게 받아들이지만

잔인하게 밟히고 더러워진
사람이 다니는 인도와 차가 다니는 차도는
인정도 없고 차가움에 이력이 났는지
오히려 배척하여 아예 쌓이지도 않더라

낮 동안의 흰 눈도 그치고
까만 밤이 스멀거리니
온도는 급속도로 떨어져
나다니는 길을 검게 칠하여

사람이고 자동차고
엉금엉금 기어가는 곤욕을 치르게 하고
달님과 별님을 하늘 높이 초대하여
까맣게 까맣게 까만 밤으로 덮어버리네

 

아스팔트 표면의 작은 틈 사이로 스며든 눈이나 비가 기온이 내려가면 얼어버리는
이른바 '블랙 아이스'에 미끄러진 겁니다.

'詩 2013' 카테고리의 다른 글

裸木은 똑같다/배 중진  (0) 2013.12.12
얼음 같은 침묵 속으로/배 중진  (0) 2013.12.11
조용하게 쏟아지는 흰 눈/배 중진  (0) 2013.12.11
때가 되니/배 중진  (0) 2013.12.10
증조할머니/배 중진  (0) 2013.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