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자/배 중진
일 년 후 이곳 Randal Island를 찾기 전에
관상용으로 자라고 있는 벼를 생각했고
조롱박과 여주 그리고 한국식 채소들
이곳과 저곳을 연결해주는 교량을 떠올렸으며
정보를 입수하고 사방에서 몰려드는 교민들은
가을의 아름다운 날씨와 고향 생각에
서로 만난 적은 없어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기에
낯선 땅에서 반갑기만 하여 주인공이 되었는데
한 발짝 물러서서 섬을 둘러보다 보니
소외된 자인지 불운한 자인지 교민 추석 잔치와는 무관하게
남루한 옷차림으로 쇼핑카트에 지저분하게 잔뜩 싣고
서서히 움직이는 사람이 있어 눈길을 끌었는데
그도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올 땐
청운의 꿈을 품고 비장한 각오를 했겠지만
모든 것이 생소한 이국땅에서 맨몸으로 사투하다가
어느 하나도 호락호락한 것이 없음을 뒤늦게 알고
자의 반 타의 반 교민이 살지 않는 곳으로 흘러왔을 테고
등을 보이면서도 흘러나오는 옛 가락을 들으며
한숨짓고 눈물 흘리면서 흘러가는 강물을 넋을 잃고 바라보며
시름에 젖어 지나치는 사람의 가슴을 적시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어쩌지 못한다고 했는데
먹을 것을 사서 건네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여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왔는데
그의 건강이 걱정되고 나의 행동에 불만이 많네
9/15/2012 사진
조롱박 또는 호리병 박
공진화, 대대관계에 대하여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멋진 가을에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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